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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엄 여인’은 보험범죄자일 뿐 예쁜 여자가 아니다

최근 방송에서 보험범죄 관련 내용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뿐만 아니라 ‘그것이 알고 싶다’, ‘스모킹 건’, ‘탐정들의 영업비밀’, ‘용감한 형사들’ 등 시사 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시청률도 높다. ‘지옥에서 온 판사’의 경우 시청률이 시작한 지 3주 만에 13.1%로 전체 드라마에서 2위를 차지했다. 다른 보험범죄 관련 프로그램도 시청률이 높은 편이다.

기자는 이들 TV 프로그램이 보험범죄가 어떤 범죄보다 심각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TV에 자주 나오는 보험범죄 대표적 사건으로 ‘엄 여인 사건’이 있다. 몇몇 프로그램에서는 보험설계사 출신 엄인숙을 설명하면서 유독 화려한 외모를 강조한다. 엄 여인 사건을 다루는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그의 허영심을 강조하기 위해 그가 좋아하는 음식, 화려한 옷에 초점을 맞춘 내용으로 방송한다. 그런데 그는 2명의 남편, 형제, 심지어 어머니까지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 이들을 사망에 이르거나 실명하게 한 잔혹한 범죄자다. 굳이 예쁜 외모를 가졌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마치 보험범죄가 예능이 돼버린 느낌마저 든다.

지난봄 MBC를 통해 방송된 ‘그녀가 죽였다’의 ‘이은해의 고백’ 편에서 “딸이 살인하지 않았다는 말을 100% 믿는다”는 아버지의 일방적이고 근거 없는 내용을 내보냈다. 그러나 이은해는 재판 과정에서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죽인 보험범죄라는 명백한 증거와 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험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기보다 흥미 위주 방송으로 흘러가는 느낌마저 들었다.

보험범죄는 돈을 위해 주변 사람을 살해하는 중대한 범죄다.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의 10% 이상이 보험범죄 내지 사기에 연루됐을 것으로 보험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1조원 이상을 보험범죄나 보험사기 등의 보험금으로 지급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철현 한국보험범죄문제연구소 소장은 어느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은 보험범죄 공화국’이라면서 심각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TV는 우리 사회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언론 매체이다. 보험범죄를 예방하는 사회적 공기 역할을 위해서라면 보험범죄를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 방송에서 계도 중심 방송으로 전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보험신문=류상만 기자]

류상만 ysm5279@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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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3 23:11:1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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